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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트렌드| ① "의료 생태계 변화…위기일까 기회일까"

|메디컬 트렌드| ① "의료 생태계 변화…위기일까 기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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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1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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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그리고 의사와 시설
안양수의 Medical Trend 2015 (1)

인 구

한국 사회는 이미 고령화시대를 넘어 초고령화시대를 향하고 있다. 급격히 변하는 인구지형은 의료계 생태환경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며 변화에 잘 적응하면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가 안정되고 변화가 적을 때는 과거의 습성을 그대로 유지해도 생존하는데 지장이 없지만 변화가 심할 때는 과거 습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건강보험통계연보에는 매년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인구와 의료급여를 적용받는 인구가 적시되는데 건강보험인구와 의료급여인구를 합한 것을 의료보장인구라고 한다. 매년 발표되는 통계연보를 분석하면 우리나라의 의료보장인구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은 반면 의사수는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1>.

그 결과 의사 1인당 인구수가 2004년 774명에서 2013년 567명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인구의 증가세는 점차 둔화되는 추세이지만 인구수가 줄어든다고 의사수의 증가가 꺾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의사 1인당 인구수의 감소폭은 점차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즉, 인구통계만 보더라도 앞으로 의사들의 앞날이 얼마나 험난할지 익히 예상되는 바이다. 여기에 한의사까지 포함시켜 통계를 내보면 현실은 더욱더 심각해진다.

한의사를 포함하면 결국 환자 472명도 아니고 국민 472명이 의사 1명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말이니 살인적인 저수가에 의사들이 얼마나 고통을 받고 있을지 다시 말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더구나 수년 내에 우리나라의 인구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예고돼 있어 앞으로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인구지형에 있어서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는 중이다. 소아의 수는 줄어들고 노령인구의 수는 급격히 증가하는 소위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데 이러한 인구 지형의 변화는 의료계 상황에도 아주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된다.

15세 미만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말이며 이로 인해 산부인과가 직격탄을 맞았고 개인 산부인과 의원에서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생긴지 오래되었다. 통계를 보면 이제 다음 차례로 소아청소년과가 직격탄을 맞을 듯 하다.

15세 미만의 소아인구를 소청과 전문의 수로 나누어보면 소청과 의사 1인당 소아인구수는 2004년 2560명에서 2013년 1472명으로 10년 만에 거의 반 토막이 나버린 것을 알 수 있다. 이 추세라면 향후 10년 안에 소청과 의사 1인당 소아인구수가 또다시 반 토막 날 가능성이 높다.

소아인구는 이미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데 소청과 전문의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니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인구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경기와 인천이다. 서울이 정체상태이긴 하지만 수도권 인구 집중현상이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광역시 단위에서는 인천·울산·대전·광주의 인구가 증가세에 있고 서울·대구·부산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구가 가장 많이 줄어들고 있는 곳은 전남이고 그 다음을 부산·전북이 뒤따르고 있다.

지면 관계상 표를 다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15세 미만의 인구 변동을 보면 전체적으로 15세 미만의 소아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가장 빠르고 줄어들고 있는 곳은 부산(-30.0%), 대구(-28.0%), 전남(-27.6%)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지난 10년간 소아 인구가 가장 적게 줄어든 곳은 경기도(-13.6%)이다. 부산, 전남과 같은 곳은 전체 인구도 줄어들면서 소아 인구의 비율도 비교적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감소폭은 훨씬 크리라 생각된다.

65세 이상의 인구 변동을 보면 예상과 달리 수도권과 대도시에서 노령화가 더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지방의 경우 노령화가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여서 속도 면에서는 줄어들고 있는 듯하다.

소아인구의 감소도 대도시가 지방보다 조금 더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이 둘을 조합하면 대도시의 생태환경 변화가 훨씬 크다는 것을 뜻한다. 환경변화가 크다는 것은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생긴다는 것이다. 변화에 잘 적응하면 기회가 되겠지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이 자연계의 생리이다.

의사인력

지난 10년 동안 활동 의사수는 2만 7509명이 늘어서 2013년 현재 9만 710명에 도달했다. 한해 평균 2751명 꼴로 늘어난 셈이다. 매년 신규의사가 3천명 이상 배출되지만 기존 면허소지자의 사망·휴직 등으로 실제 활동 의사수의 증가는 신규 배출에 못 미치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그렇게 늘어나는 의사인력을 주로 흡수하는 곳은 어디일까 살펴보자<표 2>.

의사수가 늘어남에 따라서 각 종별에 종사하는 의사들의 수도 같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년의 통계 중에서 병원의 의사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 단연 눈의 띈다.

과거의 비중을 따지면 개원시장이 가장 많은 의사인력을 흡수해야 했지만 지난 10년간은 개원시장이 의사들을 흡수하지 못하고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요양병원의 급격한 증가가 의사 인력의 상당 부분을 흡수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지난 10년의 이 통계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어차피 통계치에 대한 해석은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데 병원의 급격한 증가는 과거에는 없었던 아주 이례적이라는 것과 입원환자를 주 타깃으로 하는 병원과 달리 의원의 주 타깃은 외래환자라는 것을 감안하면 병원에 의한 의사 인력의 흡수는 일정부분 개원 시장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병원에 의한 의사인력 흡수가 없었다면 증가하는 의사는 고스란히 개원시장으로 쏟아져 나왔을 것이고 그랬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지 뻔하다. 문제는 지난 10년과 같은 급격한 병원의 증가와 같은 상황은 향후 되풀이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개원가가 어려워졌다고 하지만 향후 10년은 지난 10년과는 비교되지 않는 극심한 경쟁체제에 들어설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은 전문의 비율이 기형적으로 높다(2013년 현재 77.8%).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전문의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더구나 전문의 비율이 증가하는데도 레지던트의 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신규 면허자 대부분이 전문의 자격증을 획득하고 있다는 것을 통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통계는 한국이 얼마나 전문의 수급에 대해 관심이 없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마디로 한국에는 전문의 수급은 없고 '전공의 수급'만 있을 뿐이다. 이렇게 전문의가 넘쳐나는데도 일부 과에서 전공의 부족 때문에 아우성을 칠 때면 한심한 생각이 든다. 도대체 교수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전공의들을 뽑아댈까?

지난 10년간 응급의학과의 전문의가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의학과·핵의학과·재활의학과의 증가속도가 가장 빠르다. 내과와 가정의학과의 증가율도 결코 만만치 않다.

전체 전문의 중 내과전문의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2013년 현재 내과전문의는 전체 전문의의 18.1%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더구나 그 비중이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2014년 사상 초유의 내과 전공의 지원 미달 사태가 유수의 대학병원을 비롯한 전국의 거의 모든 병원에서 발생했다고 알려졌다.

사실 우리 나라 전체 전문의 5명에 1명꼴로 내과 전문의란 것을 감안하면 내과 전공의 미달 사태는 어쩌면 조금 뒤늦은 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전문의 수급이 아닌 '전공의 수급'을 위해 전체 의료계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이로 인해 분명 이득을 본 부류가 있지만 아직까지도 의료계는 이에 대해서 명확한 인식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의사들 스스로 문제를 자각하지 못하면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표 3>.


당연한 이야기지만 서울·경기·인천에 전체의사들의 53%가 몰려있다. 그리고 그 쏠림 현상은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더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체적으로 도단위 보다는 광역시단위에 의사들의 수가 더 많이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즉, 일반인보다도 의사들이 더 대도시를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제주도의 의사 증가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도 좀 이채롭다<표 4>.


2013년 현재 의사1인당 인구수가 가장 많은 곳은 경북·울산·충남의 순으로 나타났고 가장 적은 순은 서울·대전·부산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광역시가 의사당 인구수가 적은데 그 중에서도 가장 적은 곳은 서울이다.

또한 서울은 지난 10년간 가장 빠르게 의사당 인구수가 감소한 곳 중 하나다. 서울의 의사당 인구수는 377명으로 807명을 기록한 경북의 채 절반이 되지 않는다<표 5>.


의사당 인구수가 가장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곳은 제주·전남·서울·대구·경남의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천천히 감소하는 곳은 강원, 충북이 기록했다.

지역별 의사수 증가율이나 지역별 의사당 인구수를 보면 지역에 따라 제법 큰 편차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것이 뜻하는 바는 단순히 진료수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익부 빈익빈의 구조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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